페루군부 정보부장 구금…톨레도 "과도정부 구성을"

  • 입력 2000년 9월 19일 19시 14분


야당의원 매수 스캔들로 페루가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알베르토 부스타만테 법무장관은 내년 3월에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부스타만테 장관은 “수일 내에 공정선거를 보장하기 위한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페루의 야당 지도자이자 전 대통령 후보인 알레한드로 톨레도는 18일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에게 4개월 내에 총선을 실시할 수 있도록 비상 과도정부를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국가의 안정과 안녕을 위해 새 총선을 요청할 만한 도덕적이고 민주적인 능력과 신뢰성을 가진 누군가가 주도하는 임시정부를 수립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 사건의 장본인인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국가정보부장의 처리를 놓고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과 군부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의 CPN 라디오방송은 18일 군 소식통을 인용해 군부가 호세 비야누에바 루에스타 육군 참모총장의 명령에 따라 몬테시노스 부장을 체포해 수도 리마 외곽의 군 기지에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부 예비역 장성과 야당 지도자들은 군부가 몬테시노스 부장을 체포한 것은 그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몬테시노스 부장과 루에스타 참모총장이 평소 절친한 관계로 알려져 있기 때문.

후지모리 정권의 2인자인 몬테시노스는 그동안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군 요직을 자신의 사관학교 동기생 등 지인들로 채워 놓았다.

이에 따라 후지모리 대통령이 몬테시노스를 이번 사건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자 군부가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17일 후지모리가 군부의 충성심을 확인하기 위해 소집한 주요 지휘관 회의에 일부 군 고위장성이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철기자·외신종합연합>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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