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정상회의]장쩌민 2003년 총서기 사퇴 밝혀

  • 입력 2000년 9월 8일 18시 25분


중국의 장쩌민(江澤民)주석은 2003년 국가주석직에서 물러난 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만 유지한 채 배후에서 정치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의 밀레니엄 정상회의에 참석한 장주석은 7일 현지 화교대표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02년에 자신의 중국공산당 총서기직, 2003년에 국가주석직 임기가 만료된다고 밝힌 뒤 송(宋)대 시인 소동파(蘇東坡)의 유명한 시 구절을 인용, “나는 바람을 타고 돌아가고 싶네(我欲乘風歸去)”라는 말로 2002년 자신의 은퇴의사를 밝혔다고 홍콩의 태양보가 8일 전했다.

중국 헌법은 국가주석직은 2회 연임할 수 있도록 규정해놓고 있으며, 장주석은 93년 봄 국가주석직에 올라 2003년 봄 2회 임기가 만료된다. 총서기직과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임기규정이 없어 그동안 진퇴가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발언으로 총서기직에서도 물러날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은 이와 함께 장주석 퇴진을 대비, 이번 학기부터 3000자에 이르는 장주석의 연설문 한 편을 고등학교 교과서에 넣어 학습케 함으로써 장주석의 위상을 마오쩌둥(毛澤東)이나 덩샤오핑(鄧小平)과 같은 반열로 올리는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베이징에서는 8월 하계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열린 중국지도부 회의에서 차기 지도부 구성문제가 주된 의제로 논의됐다는 설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이에 따르면 장주석은 2003년 퇴진이래 중앙군사위 주석직만 유지하며,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이 국가주석겸 총서기, 주룽지(朱鎔基)총리의 후임에는 리창춘(李長春) 광둥(廣東)성성장, 리펑(李鵬) 전인대상무위원장의 후임에는 리루이환(李瑞還)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리루이환 정협주석의 후임에는 리란칭(李嵐淸) 부총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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