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232년刑 흉악범 "제발 사형시켜 주오"

  • 입력 2000년 9월 7일 18시 41분


미국 법원이 죗값을 치르는 뜻에서 죽음을 택하겠다는 흉악범의 간청을 받아들여 사형선고를 확정했다고 외신이 7일 전했다. 이에 따라 사형은 연내에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법원의 확정판결로 사형이 집행되는 것은 37년 만에 처음이다.

미 제3 순회 항소법원은 최근 징역 123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 다시 살인을 저질러 사형을 선고받은 데이비드 폴 해머(41)의 변호인이 제기한 감형 상소를 기각, 원심대로 사형을 확정했다.

변호인이 의뢰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기한 항소심에 출석한 해머는 “이미 23년이나 감옥에서 지내 내 인생은 끝났으며 이제는 새 출발을 하고 싶다”며 죗값을 달게 받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앞서 그는 댈러스 모닝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도 “나는 인간으로 살았다고 할 수 없고 단지 숨을 쉬었을 뿐”이라며 이같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부정수표 발행, 납치, 수감중 신용카드 사기, 워싱턴 의사당 폭파 위협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범죄를 저질러 징역 1232년을 선고받았다.

이 때문에 강철문과 방탄유리가 설치된 특수독방에 수감된 그는 96년 연방교도소로 옮겨졌는데 다시 동료 죄수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하는 등 범죄를 끝없이 저질렀다.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해머가 정연한 법적 논리로 일관되게 자기의 주장을 펼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사형 간청이 결코 순간적인 감정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색다른 ‘사형 집행 요청’을 받아들인 배경을 밝혔다. 해머는 10월중, 늦어도 11월에는 사형이 집행되기를 바라고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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