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동독인 82% "독일 통일 긍정적"

  • 입력 2000년 9월 5일 18시 36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지난달 12일간 구동독 지역을 샅샅이 버스로 순회한 이후 주민들의 마음이 누그러진 것일까.

독일 통일 10년을 기념해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사회과학연구소가 구동독 주민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82%가 독일 통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일간 디벨트가 4일 보도했다.

구동독 주민이 통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70%이하를 맴돌다가 처음으로 80%를 넘어선 것.

5월 권위있는 여론조사 기관인 ‘포르사’의 조사 결과 통일에 대해 응답자의 42%가 긍정적으로, 56%는 부정적으로 응답한 것과 비교할 때 대조적이다.

그러나 이중 절반 이상은 통일로 인해 이익뿐만 아니라 손해도 보았다고 말해 동독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벨트지는 “슈뢰더총리가 동서독 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해 동독 경제 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심리적인 위안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와 심리적인 장벽은 여전히 두껍다.

동독 주민중 과반수가 스스로를 아직 ‘2류 국민’으로 여기고 통일이 생활 변화에 기여한 것이 별로 없다는 상대적인 빈곤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

대표적인 요인은 동독의 높은 실업률. 동독지역의 낮은 생산성을 이유로 기업 투자가 기피되면서 동독의 실업률은 서독의 두 배가 넘는 17%대. 특히 25세 이하 청소년 실업률은 지난해 7월 16.6%에서 올해 같은 기간 18.3%를 기록했다.동독 경제 상황과 관련해 응답자의 20%는 5년안에 경제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반면 55%는 여전하거나 더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일 후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세월이 흘렀지만 동서독간 장벽은 여전하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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