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PU총회 참석 쿠바의회 의장에 비자발급 거부

  • 입력 2000년 8월 30일 07시 50분


클린턴 미국행정부는 이번주 뉴욕에서 열리는 국제의원연맹(IPU)총회 참석차 미 입국을 희망한 리카르도 알라르콘 쿠바 인민권력전국회의(의회)의장에 대한 비자발급을 거부했다고 미 행정부관리들이 29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들은 알라르콘 의장에 대한 비자거부가 미 국익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방문에 대해서는 입국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지난 1995년의 대통령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라르콘 의장은 지난주 아바나에서 30일부터 4일간 뉴욕에서 열리는 IPU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1개월 전에 미 입국비자를 신청했다고 밝히는 한편 비자거부를 예상한 듯 미국의 "무례함"과 IPU총회에 대한 간섭을 비판한 바 있다.

행정부 관리들은 또 알라르콘 의장의 개인 보좌관에 대해서도 비자발급이 거부됐다고 전하고 그러나 2명의 의원에 대해서는 이들이 쿠바의 고위 관리가 아니고 따라서 대통령령에 규정된 입국자격을 갖춘 것으로 간주해 비자발급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 주재 쿠바 대표부 대변인은 미국이 알라르콘 의장의 미 입국을 저지함으로써 국제적인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무부의 필립 리커 대변인은 이날 비자발급절차의 "비밀성"을 이유로 비자발급이 거부된 쿠바인의 신원 공개를 거부하고 IPU총회 참석을 위해 비자를 신청한 일부 쿠바 관리들에 대해서는 비자발급을 승인하고 일부에 대해서는 거부했다고만 밝혔다.

[워싱턴 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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