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딥블루' 스타됐다…TV 만화영화 등장 인기절정

  • 입력 2000년 8월 29일 18시 44분


‘슈퍼 컴퓨터인가, 슈퍼 스타인가.’

러시아의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와의 체스대결에서 승리해 유명해진 IBM 슈퍼컴퓨터 ‘딥블루’가 대중스타로서 인기 절정을 달리고 있다고 ABC방송이 28일 보도했다.

딥블루는 최근 폭스 TV의 인기 만화영화 ‘퓨처라마’에 등장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방송계는 딥블루의 인기도가 인기 디스크 자키 하워드 스턴이나 여배우 카멘 일렉트라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딥블루는 기계 장비로서는 처음으로 광고주들이 스타의 영향력을 평가하는데 사용하는 ‘Q 등급’ 조사 대상으로 분류됐다. 게다가 총점 9점을 받아, 11점의 랩 싱어 LL 쿨 J, MTV 비디오 자키 카슨 데일리에 조금 못미치지만 스턴이나 일렉트라와 같은 점수를 받아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것.

IBM의 데이브 터렉 부사장은 “딥블루는 다른 기계와 달리 인간화된 이미지를 통해 사람들의 정서와 교감하고 있다”면서 “보통 기계에서 느껴지는 위협적인 모습을 탈피한 게 인기를 얻은 배경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터렉 부사장은 “딥블루는 차갑고 계산적인 컴퓨터의 이미지를 인간과의 체스대결 등을 통해 극복했다”면서 “컴퓨터의 연예계 진출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대중화를 통해 컴퓨터가 인간의 일상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된 것도 딥블루의 인기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IBM측은 “딥블루에 없는 ‘인격적인’ 요소를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적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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