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화면은 한 승무원의 유족으로 보이는 나이든 여성이 구조 담당 부책임자에게 항의하는 장면. 이 여성은 “언제쯤 시신을 인양할 거냐. 우리 자식들이 통조림통 같은 잠수함 속에 갇혀 있다. 한 달에 겨우 350프랑(약 5만6000원)을 받고 일해왔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 당신은 자식도 없느냐”고 소리쳤다. 장교 차림의 한 남성이 진정시키려 했으나 여성은 “당신네들 부하가 아니냐. 빨리 꺼내라”고 악을 썼다. 이때 해군장교들이 주위에 모여들었으며 이 틈을 타 주사기를 든 한 여성요원이 뒤에서 접근, 여성의 팔을 잡고 옷 위로 주사기를 찔러넣었다. 여성은 곧 쓰러졌고 경비요원은 축 늘어진 그녀를 끌고 나갔다.
르피가로도 이날 1면에 사진을 곁들인 기사를 통해 화면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당국이 유족에게 진정제를 주사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르피가로는 사실 확인을 위해 러시아 장교와 인터뷰를 하자 “진정제를 놓는 일은 흔하며 이번 일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과거 소련에서나 있었을 이런 폭력행위가 러시아에서 자행됐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