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열풍 타고 신흥부자 등장, 사치품업계 뜬다

  • 입력 2000년 8월 21일 19시 08분


첨단정보통신관련 산업과 닷컴 주식이 주도한 세계 경제 호황으로 세계 최고급 사치품 업계가 대목을 만났다.

미국의 세계적인 보석체인점 티파니, 고급 스포츠카제조회사인 독일 포르쉐, 세계 최대의 사치품 업체인 프랑스의 LVMH사 등 세계 사치품업체들이 최근 발표한 상반기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에 비해 40%에서 70%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파니는 최근 2·4분기 순익이 70% 상승했으며 이중 19%는 미국, 12%는 일본에서 올렸다고 밝혔으며 세계 다이아몬드 거래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는 드비어스사도 상반기 이익이 전년 동기의 3배, 매출은 44% 증가했다고 밝혔다.

포르쉐 AG사는 최고 속도 305km를 자랑하는 911 터보 신모델의 올해 생산량을 당초 2500대로 책정했다가 수요가 폭증하자 4000대로 늘려 잡았다. 911터보의 대당 가격은 11만달러(약 1억2100만원).

뉴욕 스펙트럼그룹의 월리엄 화이트 마케팅 수석 고문은 “인터넷 관련 경제의 급성장과선진국 증시의 활황으로 엄청난 부가 축적됐고 부의 수혜자들은 대부분 20, 30대 젊은이들”이라며 “이들은 최고급 패션제품 구입을 자신에 대한 투자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의 사치품업체인 불가리는 상반기 매출액이 44% 뛰어오른 2억7200만유로(2억4858만달러), 프랑스의 LVMH는 상반기 매출액이 40% 증가한 50억4000만유로(46억6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스펙트럼그룹은 연소득이 10만달러 이상이거나 부동산을 제외하고 50만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미국인이 96년 1170만명에서 98년 1670만명으로 한해 동안 500만명이나 늘었으며 500만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슈퍼 부자의 수도 5년 동안 46%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가 발표한 세계 부(富)변동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 금융자산 100만달러(약 11억원) 이상을 가진 부자는 98년 600만명에서 99년 700만명으로 1년 사이에 100만명이나 늘었다.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는 젊은 신흥부자들의 대량 탄생으로 고정된 소수 특권층만을 상대로 영업을 해온 사치품 업체들은 이제 마케팅 전략을 대폭 손질해야 할 판이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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