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생산성 17년만에 최고…2분기 증가율 5.3% 기록

  • 입력 2000년 8월 9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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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각종 경제지표에 파란 불이 켜지고 있다.

8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노동생산성이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노동비용은 16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지가 9일 보도했다.

알렉시스 허먼 노동장관은 “2·4분기(4∼6월) 생산성이 1·4분기에 비해 5.3% 증가했다”면서 “생산성 증가는 경제 번영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생산성 증가율은 1·4분기(1.9%)의 거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 월스트리트 저널은 “경제계가 당초 4.5% 정도의 생산성 증가와 노동비용의 상승을 점쳤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2일의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노동비용이 1984년 이래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는 것. 1·4분기에 1.9% 증가했던 노동비용은 2·4분기 들어 0.1%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생산성의 향상이 주로 제조업 부문의 생산성 증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제조업 생산성은 올 1·4분기 7.9% 성장에 이어 2·4분기에도5.1% 증가했다.

메릴린치 증권사의 스탠 시플리는 “실업률이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생산성이 임금 압력을 상쇄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이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퍼스트 유니언 은행의 마크 비트너는 “높은 생산성은 기업이 신규고용을 하지 못한 반면 생산량은 증가한 데서 비롯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비트너 박사는 “올 하반기에는 생산성 증가가 둔화되고 노동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 마이클 모스코는 8일 “가용 노동인력이 소진되고 있기 때문에 생산성 증가로 충당할 수 없을 정도의 임금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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