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힐러리 남편" 日 모리총리 영어괴담 '화제'

  • 입력 2000년 8월 3일 19시 24분


요즘 일본 정계에서는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가 5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을 만났을 때 저질렀다는 ‘영어 실수담’이 화제다.

모리총리는 6월 오키나와(沖繩)에서 열리는 선진 8개국(G8)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의에 참가하는 각국 정상들과 미리 얼굴을 익혀야 할 입장이었다. 클린턴 대통령과의 회담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졌다.

주간지 ‘프라이데이(4일자)’에 따르면 영어를 못하는 모리 총리는 5월5일 백악관에서 실수를 했다. 잡지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간부들은 회담직전 모리 총리에게 “‘하우 아 유(How are you?·안녕하십니까?)’라고 하면 대통령은 ‘아임 파인. 생큐. 앤드 유?(I’m fine. Thank you. And you?·잘 지냅니다. 감사합니다. 총리께서는 어떠신지요?)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러면 ‘미 투(Me too·저도 잘 지냅니다)’라고만 하면 됩니다. 그 뒤부터는 통역이 맡습니다”고 ‘사전 교육’을 시켰다는 것.

그러나 모리총리는 정작 클린턴 대통령을 만나자 난데없이 “후 아 유(Who are you?·누구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넸다. 예상 밖의 인사에 잠시 말을 잊은 클린턴 대통령은 유머기질을 발휘해 “힐러리의 남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자신의 실수를 깨닫지 못한 모리 총리는 미리 공부한 대로 “미 투(나도 힐러리의 남편입니다)”라고 대답하는 바람에 배석했던 주미대사와 외무성간부들의 얼굴이 굳어졌다는 것.

외무성측은 잡지의 보도내용이 “완전히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프라이데이측은 “외무성은 설사 사실이라 하더라도 인정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토를 달았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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