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는 로봇 나왔다"…미생물 연료전지 몸체 부착

  • 입력 2000년 7월 20일 18시 45분


음식을 소화해 동력을 얻는 로봇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는 19일자 최신호에서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사우스 플로리다대 스튜어트 윌킨슨교수가 이같은 로봇을 발명했다고 소개했다.

‘가스트로놈’(미식가란 뜻)이란 이름을 가진 이 로봇의 애칭은 ‘추추’. 다음달 하와이에서 열리는 로봇공학 학술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몸체는 1m 길이의 4륜차량 3개를 이어놓은 형태. 중앙부에 미생물 연료전지가 있다.

추추가 먹는 ‘음식’은 각설탕이다. 미생물이 완전 분해돼 찌꺼기가 거의 없다. 설탕분자는 추추의 ‘위장’ 속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면서 전자를 발생시켜 로봇을 움직이는 배터리를 충전하는 원리다. 음식물을 이용해 전력을 얻는 기술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배터리 크기를 로봇에 장치할 수 있을 정도로 작게 만들어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윌킨슨박사는 “추추가 육류를 섭취할 수 있게 된다면 훨씬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이 로봇은 사람이 음식을 먹여줘야 하지만 조만간 로봇이 사람처럼 스스로 식사를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개발된 로봇기술의 잠재성이 크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로봇이 활동하려면 엄청난 동력이 필요한 까닭에 실용성은 적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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