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양민학살 조사단, 노근리 탄두 추출

  • 입력 2000년 7월 18일 18시 45분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을 조사중인 국방부 조사반은 18일 오전 현장인 충북 영동군 황간면 쌍굴다리에서 박힌 탄두를 추출했다.

이 작업은 누가 쏘았는지와 어디서 쏘았는지를 밝혀내기 위한 것. 이 사건을 특집 보도한 미국 AP통신과 피해 유족 등은 미군이 쏘았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참전 미군 장병들은 총격당시 주변에 인민군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반은 탄두만으로도 6·25전쟁 당시 쓰였던 미군측 무기(M1 소총 등)인지 북한측 무기(모시나칸트 소총)인지 알아낼 수는 있지만 탄피를 찾아야 보다 신뢰도가 높고 발사지점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탄피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조사반은 이를 위해 탄두가 박힌 50여곳과 탄흔만 남아있는 230여곳에 대한 각도 조사와 작전상 진지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는 주변 지역에 대한 금속탐지기 조사 등을 통해 발사지점을 찾고 있다. 정확한 발사지점 추정이 어려울 경우 탄두가 박힌 각도대로 레이저 총을 발사해 거꾸로 추적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조사반 관계자는 “탄두가 박힌 부분이 철판이나 나무와는 달리 자갈 등이 섞여 있는 시멘트 구조물이어서 각도 추정이 쉽지 않다”며 “한달 가량 뒤에 나올 결과를 미국측이 수긍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동〓지명훈기자>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