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유대인 학살 협력 반성"…첫 추모행사

  • 입력 2000년 7월 17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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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뒤늦게 2차대전 중 나치에 협력해 유대인을 강제수용소로 넘겼던 과거사를 참회하는 행사를 가졌다.

프랑스는 16일 올해 처음으로 제정된 제1회 유대인 추모의 날을 맞아 파리 센 강변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와 유대인단체 회원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갖고 2차대전 중 나치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협력으로 희생된 유대인들의 넋을 기렸다. 1942년 7월16, 17일 프랑스 정부는 파리에 거주하던 유대인 1만3000명을 체포해 억류했다가 나치 강제수용소로 보냈다. 이 중 2000명만이 살아 돌아왔을 뿐 나머지는 희생됐다.

프랑스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저지른 인종차별적인 범죄를 기억하기 위해 7월16일을 기념일로 제정하는 법을 2월에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날 기념식에서 프랑스 정부를 대표한 장 뤽 므랑송 전문교육장관은 “오늘이 프랑스인들에게는 추모와 수치의 날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그동안 비시정권이 나치에 협조해 유대인을 탄압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프랑스 전체의 책임으로 인정하는 것은 거부해 왔다.

95년에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처음으로 유대인 추방에 대한 프랑스의 책임을 인정해 비시정권이 조직적으로 자행한 유대인 재산 약탈 사례를 공개했다.

이에 앞서 리오넬 조스팽 총리는 14일 홀로코스트에 의해 고아가 된 유대인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해주는 법령에 서명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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