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육군 사이버대학 문연다…내년 4년제大 개강 추진

  • 입력 2000년 7월 11일 19시 10분


2001년초부터 미국 육군 병사들이 병영에서 ‘사이버 강좌’를 들으며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미 육군은 신병 모집난을 덜기 위해 복무 기간 중 인터넷을 통해 대학 학위를 얻을 수 있는 ‘온라인 육군 대학(AUAOL)’을 내년초 열기로 했다고 일간 LA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 육군이 올해 4800만달러(약 530억원)를 투입하는 것을 비롯해 6년간 5억5000만달러(약 6100억원)를 들여 4년제 온라인 대학을 만든 뒤 ‘군인 학생’들이 일과 후 수강을 통해 학점을 이수할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미 육군은 미국 대학들로부터 각종 강좌를 유치해 AUAOL을 만들 예정이다. 일단 내년초 3개 강좌를 마련해 최대 2만명의 군인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게 할 계획.

내년초부터 신병들에게는 소총 군복 등과 함께 컴퓨터와 인터넷 장비 등도 지급한다. 전세계 어느 곳에 파견되더라도 온라인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학의 강점.

미 육군이 이런 제도를 착안한 것은 미국의 최장기 호황으로 일자리가 많아져 해마다 신병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

특히 미 육군을 짊어질 고급 인력 지원자는 말 그대로 격감하고 있다.

지난해 미 국방부는 현역병 모집 비용으로 사상 최고액인 18억달러(약 2조원)를 투입했다. 미군의 신병 모집 비용만 전체 국방예산의 1%를 차지했을 정도. 이를 환산하면 육군의 경우 신병 1명 확보에 1만1000달러를 투입한 셈. 그러고도 총원 7만4000명 모병 계획에 6300명이 미달했다. 공군 역시 1인당 6089달러를 쓰고도 1700명이 덜 뽑혔으며 1인당 8835달러를 들인 해군만 겨우 정원을 채웠다.

지난해 미 언론들은 이 때문에 국방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올해에도 전혀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신병 모집난이 타개되지 않을 경우 온라인 대학은 육군에 이어 공군 등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미 육군이 온라인 대학이라는 묘안을 낸 것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 미 육군은 입대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제대 후 대학 학비를 지원하는 제도 등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입대자들이 2∼3년의 의무복무 기간만 마치면 앞다퉈 제대해 대학에 진학하는 부작용을 낳자 군내에 최소한 4년은 붙들어 둘 수 있는 온라인 대학을 만들기로 한 것.

그러나 온라인 대학으로 인해 신병들의 군인 정신이 약해지거나 분쟁지역에 파견된 미군들의 경우 수강 기회를 빼앗기는 형평의 문제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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