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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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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 경제가 최근 뚜렷한 경기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국가로의 여파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미국 경제분석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이는 아시아 유럽 중남미 등 세계경제가 미국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자생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됐기 때문이며 앞으로는 오히려 미국경제가 도움을 받아야 할 입장이라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미국과 아시아 등의 역할 역전〓2년전만 해도 미국은 금융위기에 빠져든 세계경제의 구명정과도 같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말 7.3%의 성장률을 기록한 뒤 올 1·4분기(1∼3월)에는 5.4%까지 하락했으며 앞으로 3∼4%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유로화로 통합된 유럽 11개국은 올해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인 3.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주요국가들도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중남미국가들의 경제도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심지어 러시아도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세계경제의 견실한 성장으로 미국 상품 수입 여지가 커짐에 따라 미국으로서는 내수경기가 둔화된다 해도 수출 증가와 경상수지 적자폭의 축소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수출 증가는 미국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이렇게 되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다른 나라들에 큰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부담없이 국내경제 여건만을 고려해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급격한 미국경제 둔화가 변수〓반대의견도 적지 않다. 세계 경제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 경기가 급강할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점진적 경기하강보다는 달러화 및 주가 동반 폭락 사태에 직면할 위험이 높다고 보고있다. 그 파장은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돼 금융시장을 강타, 특히 회복세를 타고는 있으나 외부충격에 취약한 신흥경제국들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란 우려다.
특히 FRB가 경기과열 및 인플레 억제 등을 위해 금리인상을 계속할 경우 미 기업활동이 움츠러들고 전세계의 경제 성장이 주춤할 수도 있다고 이들은 경고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