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부, MI5 前여성국장 자서전 출간계획 '당혹'

  • 입력 2000년 5월 18일 1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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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제임스 본드’ 영화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영국 국내정보국(MI5) 최초의 여성 국장이었던 스텔라 리밍턴(62)이 자신의 정보국 경험을 담은 자서전을 낼 계획이어서 영국 정부가 당황하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지는 17일 “리밍턴이 최근 자서전 집필을 끝내고 리처드 윌슨 무임소장관에게 내용 검토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윌슨 장관은 16일 밤 리밍턴이 참석한 가운데 자서전 출판문제를 잭 스트로 내무장관과 현직 MI5 관계자들과 함께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국 관계자들은 “자서전 내용보다는 존재사실 자체와 활동 내용을 불문에 부쳐온 MI5를 한때 책임자였던 사람이 중점 거론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 책의 출판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1991년부터 96년까지 MI5의 국장이었던 리밍턴은 재임 때부터 여느 국장들과 달랐다. 요원 모집광고를 일간지에 내는가 하면 자신의 사진을 언론에 싣도록 허용하고 BBC방송에 출연해 MI5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리밍턴은 MI5에서 테러방지와 방첩활동 등 여러 분야에서 일했다. 특히 국가전복기도 방지업무 책임자였을 때 있었던 노조간부, 반핵운동가, 사회운동가, 급진적 정치인들에 대한 정치사찰과 도청사실 등을 자서전에서 낱낱이 드러낼 경우 영국 정치권이 술렁댈 수도 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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