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도쿄지사, 천수예볜 취임식 참석에 中 반발

  • 입력 2000년 5월 17일 19시 34분


일본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東京)도지사가 20일 대만의 천수이볜(陳水扁)당선자의 총통 취임식에 참석키로 하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시하라지사의 대만방문은 지난해 11월 대만 지진현장 시찰에 이어 두번째.

당시 그는 중국정부의 거센 비난을 “도쿄도가 추진하는 도시외교의 일환”이라고 일축하며 대만방문을 강행했고 리덩후이(李登輝)총통까지 만났다.

이시하라지사는 19일 대만을 방문해 총통 취임식에 참석하고 축하 만찬에서 천 차기총통 등 대만측 요인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중국정부는 “자매 도시관계에 있는 도쿄도와 베이징(北京)시의 우호를 크게 손상하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일본은 1972년 대만과 국교를 단절한 후 정부 고위관리가 대만을 공식방문하는 것은 극력 피해왔다.

이시하라지사는 지난해 대만방문 때 “중화민국(대만)은 일본의 이웃”이라고 말하고 지난달 일본을 방문했던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회담을 가지려다가 중국의 압력으로 무산되는 등 ‘반중국, 친대만’ 행동을 계속해왔다.

그는 퇴임하는 리덩후이총통이 10월말 도쿄에서 열리는 민간 국제회의에 참석해달라며 초청장까지 발송한 상태. 중국의 주룽지(朱鎔基)총리가 10월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리총통의 방일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이 문제는 중-일간 외교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천 당선자는 지난달 일본의 후지산케이그룹과의 인터뷰에서 “리총통이 퇴임후 민간인의 신분으로 방일하는 것마저 일본 정부가 거부한다면 유감”이라며 “일본은 주권독립국가인 만큼 중국의 장단에 춤을 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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