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펀드 '서버러스' 조흥銀에 5억달러 출자

  • 입력 2000년 5월 15일 18시 51분


조흥은행이 미국의 대형 투자펀드인 서버러스와 합작, 1조5000억원 상당의 부실채권을 매각한다.

서버러스는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이 나는 대로 조흥은행에 5억달러 상당을 출자해 지분 14%의 대주주가 되며 지분에 상당하는 경영권을 행사, 조흥은행 경영혁신작업에 참여한다.

조흥은행과 서버러스는 공동으로 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설립, 조흥은행이 갖고 있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채권을 인수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게 된다.

조흥은행은 15일 서버러스와 50대 50의 지분으로 자산유동화전문회사(SPC)와 합작자산관리회사(AMC)를 설립키로 하는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기로 하고 이날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조흥은행은 새로 설립되는 SPC에 1조5000억원 어치의 부실채권을 매각하게 되며 SPC는 부실채권을 담보로 주식 또는 채권을 발행해 서버러스 등에 매각할 예정. AMC는 SPC의 자산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조흥은행은 SPC에 부실채권을 넘기는 대가로 50%는 서버러스로부터 현금을 받게 되고 나머지 50%에 해당하는 대금은 주식 또는 채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이 SPC의 지분 50%를 갖는 것은 추후 부실채권을 유동화 한 채권 또는 주식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버러스는 조흥은행의 부실채권이 정리될 경우 성장잠재력이 큰 것으로 보고 8월경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약 5억달러의 지분출자를 하기로 했다.

조흥은행과 서버러스는 국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CRC를 합작 설립해 조흥은행의 워크아웃 채권에 대한 관리를 맡길 방침이다. 서버러스는 조흥은행에 대한 출자와 별도로 워크아웃 지원 등을 위해 약 2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CRC에 투자할 예정.

조흥은행 관계자는 “서버러스와의 합작으로 워크아웃 여신을 비롯한 은행의 부실채권을 조기에 유동화 함으로써 클린뱅크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며 “부실자산 정리 경험이 풍부한 서버러스의 출자로 외국인투자자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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