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모리총리 언론기피증

  • 입력 2000년 5월 10일 19시 05분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총리와 취재기자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

모리총리는 9일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관방장관이 총리의 방한 계획을 발표한 지 1시간 반이 지난 오후 5시반경 기자들이 방한을 앞둔 소감을 묻자 "방한 계획에 관해 아직 들은 바 없다"고 시치미를 뗐다.

취재진이 "조금 전 관방장관이 발표했다"고 말했지만 그는 여전히 "듣지 못했다"고 버텼다.

이날 한 기자가 "총선거에서 공명당과 협조를 하는 문제에 대해 한 말씀…"하며 말을 꺼내자 모리총리는 "그런 얘기를 걸으면서 할 수 있는가. 또 선거는 당의 간사장이 할 일 아닌가"하며 말허리를 잘랐다.

모리총리와 취재진과의 관계는 취임 초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전날 취침 시간을 묻자 모리총리가 "적당히 알아서 쓰면 될 것 아니냐"고 한 것이 화근이었다.

일본 신문은 전날 총리의 동정을 분 단위로 자세하게 게재하고 있는 까닭에 나온 질문이었다.

언론 매체가 총리의 이런 태도를 비판하자 모리총리는 "앞으로는 멋대로 취재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연립 3당 당수와의 협의 결과를 묻자 "당신들에게 말할 이야기가 아니다"고 답한 적도 있다.

총리의 언론 기피증에 대해 신문들은 총리가 '워밍업 없이 등판'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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