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변수' 국내증시에 지속적 영향 미칠듯

  • 입력 2000년 5월 2일 2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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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의 회오리는 외국인의 투자포지션을 통해 국내증시로 불어온다.'

최근들어 국내증시가 국내변수들에 의해서 좌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나스닥시장의 변동성 등 미국변수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국내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동원경제연구소에 따르면 4월하순 이후 국내증시가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시장과 다른 방향으로 등락한 경우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 연구소 정훈석대리는 "다우지수 및 나스닥지수와 코스피지수 및 코스닥지수간 상관계수가 4월 20일경 이후 크게 떨어졌으며 특히 코스닥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서로 등락이 엇갈린 날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미증시의 지수간 동조성이 약화한 것은 이 기간에 현대투신사태 등 폭발력있는 돌발성 국내변수가 국내증시를 뒤흔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27일(미국 시간) 고용비용지수(ECI)와 국내총생산(GDP) 발표 이후 금리인상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3일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선전한 데 반해 현대투신사태에 가위눌려 약세를 면치 못했던 것.

증시 일각에서는 지수간 동조성 약화 추세를 근거로 '지금까지 국내증시의 변동성을 키워왔던 미국 변수가 5월 이후엔 중립적인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변수는 4월하순 이후 지금까지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투자포지션에 반영돼 국내증시에 꾸준히 영향을 줘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반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LG투자증권 임송학차장은 "거래소시장에 참여중인 외국인은 4월중 11일과 20일 이틀을 제외하고는 나스닥이 오른 다음날 순매수로 나오고 나스닥지수가 떨어진 다음날에는 순매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행태가 의도적인 것이든 아니든 간에 나스닥지수의 등락은 외국인이 취하는 투자포지션을 통해 국내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증권가에선 그 연결고리로 '나스닥지수 급락→미국투자자들의 펀드 환매요구 증가→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주식 처분' 메카니즘을 지목하고 있다.

현대투신사태라는 대형악재가 증시에 충분히 반영된 후에는 미국변수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국내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나스닥시장은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회복세가 추세상승으로 굳어질 정도로 거래량이 본격 회복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미국 증권가의 평가.

이에 따라 금리인상 폭을 결정하는 5월 16일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나스닥을 비롯한 미 증시는 금리불안에 따른 변동성을 나타내고 국내증시도 비슷한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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