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총리 "참전국 책임있는 태도 보여야"

  • 입력 2000년 4월 30일 20시 35분


1975년 남베트남이 무조건 항복함으로써 막을 내린 베트남전 종전 25년을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지난달 30일 호치민(옛 사이공)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수도 하노이에서 5년마다 해왔던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는 이번에는 치러지지 않았다. 대신 지난달 29일 레 카 피유 공산당서기장과 천 득 렁 대통령 등 정부 요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의사당에서 간단한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판 반 카이 총리는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국가들은 마땅히 책임질 줄 아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며 정부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베트남전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특히 “참전국들은 책임있고 능동적인 태도로 베트남을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해당국가와 구체적인 보상방법은 언급하지 않았다.

호치민에서 이뤄진 종전 기념행사는 30일 오전 6시반 남베트남 시절 대통령궁이었던 독립궁에서 개막돼 각계각층이 참가한 퍼레이드와 각종 문화행사 등으로 이어졌다.

하노이에 이어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판 반 카이 총리는 “베트남은 이제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안정을 되찾았다”고 선언하고 이제 미래를 향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퍼레이드는 독립궁을 출발해 시내 중심가를 돌며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시내 곳곳에는 베트남기 및 호치민 초상화와 함께 각종 기념 애드벌룬과 플래카드가 내걸려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

<하노이〓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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