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통령은 열렬한 신문팬"…클린턴, TV뉴스 거의 안봐

  • 입력 2000년 4월 25일 19시 49분


“TV보다는 신문이 더 좋다.”

디지털혁명을 강조하면서 ‘TV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TV에 자주 등장하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사실은 TV를 거의 보지 않고 뉴스는 주로 신문에서 본다고 밝혔다.

클린턴대통령은 최근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구식인지는 몰라도 신문은 나의 거의 유일한 뉴스원”이라고 고백했다고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가 24일 전했다.

클린턴은 “방송의 저녁 뉴스는 시간 맞추기가 힘들어 자주 보지 않는다”며 “대신 CNN을 비교적 자주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부시, 새벽부터 주요紙 다 읽어▼

방송보다 신문을 선호하는 것은 클린턴뿐만이 아니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대부분 열렬한 신문 애독자였다. 조지 부시 전대통령은 오전 5시부터 주요 신문을 다 읽는 ‘신문광’으로 유명했다. 그는 오전 6시부터 비서들을 깨워 신문에 실릴 내용을 물어보곤 했을 정도.

린든 존슨 전대통령도 신문읽기를 좋아해 해도 뜨기 전에 이미 신문을 다 읽은 뒤 백악관 직원을 불러 모아 기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리처드 닉슨과 벌인 TV토론이 결정적인 당선 요인이 됐을 만큼 TV형 대통령의 효시로 꼽히는 존 F 케네디 전대통령 역시 실제로는 ‘신문파’였다. 케네디는 한때 일간지 뉴욕헤럴드트리뷴에 실린 기사에 불만을 품고 이 신문의 구독을 끊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케네디, 비판적 신문 몰래 애독▼

그러나 케네디는 화가 나서 구독을 끊어놓고도 막상 신문을 읽고 싶어 해 백악관 직원들은 뉴욕헤럴드를 다시 정기 구독하게 될 때까지 몰래 대통령에게 신문을 배달해야 했다.

케네디는 대통령이 된 뒤 신문과 애증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는 자신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히기도 했다.

“신문을 나날이 더 많이 읽고 있지만 하루하루 신문 읽는 재미가 떨어진다. 우리(정부와 언론)는 한동안 같은 길을 가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면 각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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