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7번째 베트남 방문…종전 25주년 맞아

  • 입력 2000년 4월 25일 19시 49분


베트남 전쟁 포로로 올해 미국 공화당 대통령 지명전에 나섰던 존 매케인 미 상원의원(애리조나)이 25일 베트남을 다시 찾았다.

7번째 베트남을 방문하는 매케인 의원은 미 NBC방송의 베트남전 종전 25주년 기념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 29일까지 베트남에 머물 예정이다. 그는 방문기간 자신이 수감됐던 감옥 ‘하노이 힐튼’을 둘러보고 28일에는 호치민에서 NBC 프로그램에 출연, 종전 25주년을 맞는 베트남 상황에 대한 대담을 한다.

25일 오전 하노이의 노이바이공항에 도착한 매케인은 피트 피터슨 베트남 주재 미국대사와 함께 실종미군 유해 송환행사에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매케인은 “나는 베트남전의 기억을 오래 전에 잊어버렸다”며 “이젠 분노나 원한도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베트남 관계가 모든 면에서 긴밀해지기를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베트남전에 해군조종사로 참전한 매케인은 비행기가 격추되는 바람에 포로로 잡혀 1967년부터 1973년까지 억류됐다. 그는 자서전에서 포로생활이 한마디로 수렁이었으며 고문을 견디다 못해 두 차례나 자살을 기도했다고 회고했다.

매케인은 올해 초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전 유세과정에서 월맹군으로부터 고문을 당했다고 말했다가 베트남 정부와 관련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았다.베트남 정부로서는 껄끄러운 손님인 매케인은 베트남 전승 기념일을 하루 앞둔 29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하노이〓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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