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聯 야당, 안와르 유죄판결 항의 대규모 反政시위 추진

  • 입력 2000년 4월 12일 19시 44분


현재 진행 중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전부총리(53)에 대한 동성애 혐의 재판에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가 증인으로 출석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와르의 부인 아지자가 이끄는 야당인 민족정의당(NJP)은 안와르에 대한 유죄판결 1주년(4월14일) 다음날인 15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기로 해 수도 콸라룸푸르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안와르의 동성애 혐의 재판과 관련해 그의 변호인은 마하티르 총리를 증인으로 출두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마하티르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재판부는 12일 양측 주장을 검토해 다음주 중 마하티르 총리의 출두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AP 등 외신들이 이날 전했다.

당초 마하티르는 재판에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돌연 마음을 바꿨다. 양측은 출석여부를 둘러싸고 각각 장문의 진술서를 작성, 한차례 서면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안와르를 부총리직에서 해임할 당시 “그가 운전사와 동성애 관계를 맺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조사해 본 결과 사실로 드러나 해임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4월 부패혐의로 6년형을 선고받은 안와르에게 동성애 혐의까지 인정될 경우 최고 20년의 형량이 추가된다.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는 동성애를 불법행위로 규정해 중형으로 처벌하고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 당국은 15일로 예정된 NJP의 시위에 강경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양측간 무력충돌이 예상된다고 말레이시아 국영 베르나마통신 인터넷이 12일 전했다.

당국은 안와르 유죄판결 1주년을 앞두고 이미 지난달 4명 이상이 모이는 집회나 시위를 콸라룸푸르에서 무기한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경찰은 11일 아지자와 당 간부 6명을 소환해 시위를 취소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찬드라 무자파르 NJP부총재는 “헌법은 평화적 집회나 시위를 보장하고 있는 만큼 이는 불법이 아니다”고 주장하며 “당국이 허가하지 않았다고 해도 우리는 시위를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