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벚나무 4그루' 美아메리칸大에 활짝

  • 입력 2000년 3월 30일 19시 44분


요즘 미국의 수도 워싱턴은 만개한 벚꽃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벚나무들은 일본이 1912년에 기증했다는 나무와 그 후손들이지만 아메리칸 대학 교정에는 한국산 벚나무 4그루가 서있다. 이 나무들은 이승만(李承晩)전대통령이 미국에 망명 중이던 1943년 4월 8일 일제 식민통치로부터의 독립과 해방된 조국에서의 민주주의 실현을 염원하며 당시 아메리칸 대학 총장이던 폴 더글러스 박사와 함께 심은 것.

아메리칸 대학은 이 벚나무들에 담겨있는 두 사람의 깊은 우정과 한미 우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다음달 7일 한국 벚나무 식목 57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기념식에는 아메리칸 대학의 벤저민 랜더 총장과 이홍구(李洪九)주미대사, 한국 유학생과 교민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학측은 늙어서 고사 위기에 있는 벚나무 한 그루를 전문가들의 수목 수술 및 접목을 통해 회생시키는 특별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아메리칸 대학은 1986년에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한국산 벚나무들을 다른 벚나무와 구분해 ‘한국 벚나무’로 명명하고 이를 알리는 초석을 세웠다.

1997년 5월엔 120만달러의 기금을 모아 벚나무 주변 1000여평에 ‘한국 정원(Korean Garden)’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그해 말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으며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에 들어가는 바람에 아직까지는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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