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베어링그룹 파산주역 리슨 광고모델 됐다

  • 입력 2000년 3월 30일 19시 44분


95년 파생금융상품 투자에 실패해 100년 전통의 영국 베어링그룹을 파산시켰던 베어링증권 싱가포르지점 직원 니컬러스 리슨(32·사진)이 광고모델이 됐다.

연봉 수백만 달러를 받으며 동아시아의 증권선물(先物)시장을 주물렀던 그는 14억달러의 손실을 끼쳐 그룹을 파산시켰다. 그는 무모한 투자를 숨기기 위해 불법 거래를 한 혐의로 투옥돼 싱가포르 창이형무소에서 4년 간 복역했다. 복역 중 쓴 수기 ‘불한당 거래인’이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된 지난해 8월 출소된 그는 런던으로 돌아갔다.

리슨이 출연한 광고는 스웨덴의 주식중개 전문회사인 매튜어스닷컴 선전광고로 인터넷주식거래는 위험하니 믿을 만한 회사에 돈을 맡기라는 내용. 출연료의 절반은 베어링그룹 채권단에, 절반은 리슨에게 돌아간다. 출연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광고는 베어링그룹 파산과 리슨의 체포 소식을 전하는 TV뉴스로 시작된다. 이어 리슨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말한다. “베어링은 파산했고 나는 삶을 잃어버렸습니다. 당신도 하루아침에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실수를 하게 마련입니다. 한 번의 실수로 하룻밤에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3월 초부터 3주간 스웨덴 TV에 방영됐는데 반응이 좋아 여름까지 연장됐으며 곧 스웨덴 일간지와 금융전문지 등에도 그를 모델로 한 광고가 게재된다.

<파리〓김세원특파원> 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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