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종교화해 순례 올라…중동聖地 7일간 역사적 순방

  • 입력 2000년 3월 21일 0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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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가톨릭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20일 요르단을 시작으로 7일간에 걸친 역사적인 중동 성지순례 길에 올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요르단 수도 암만의 알리아공항에 도착, 압둘라 2세 국왕의 영접을 받았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도착 후 메시지를 통해 “아무리 힘들고 오래 걸려도 중동평화를 향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압둘라 국왕은 “교황의 방문은 참혹한 과거만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밝은 미래의 희망을 안겨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교황은 이틀 동안 요르단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성지들을 차례로 돌아보며 종교간의 화해를 호소한 뒤 26일 바티칸으로 돌아간다.

교황의 이번 중동지역 순방은 예수탄생 2000년을 기념해 범종파적인 화합을 촉구하기 위한 것. 이에 앞서 교황은 12일 2000년 기독교 사상 처음으로 2차 대전 때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방조한 교회의 과오에 대해 사죄하는 등 유대교와의 화해를 시도했다. 교황의 이스라엘 방문은 1964년 교황 바오로 6세 이후 36년 만이다.

교황은 이스라엘에서는 예수의 탄생지인 베들레헴과 성장지인 나사렛, 예루살렘, 요르단강의 예수 세례 추정지 등을 차례로 순례한다. 통곡의 벽에서 기도를 올리고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교회와 예루살렘 성묘교회에서 미사(26일)를 집전하게 된다.

이스라엘은 교황 방문에 대비해 1만8000여명의 경찰과 4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하는 등 1998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보다 더 철저한 경계에 들어갔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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