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억원 스톡옵션포기 신생벤처行…AT&T간부"돈보다 기회"

  • 입력 2000년 3월 10일 19시 21분


미국 대형 통신회사의 주력사업을 이끌어 온 한 임원이 5000만달러(약 550억원)가 넘는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기회를 버리고 벤처기업으로 옮겨 뉴욕 월가에서 화제다.

주인공은 미 장거리 전화회사인 AT&T에서 무선사업 부문 사장으로 일해 온 대니얼 헤세(46).

그는 9일 사임을 발표하고 아직 웹사이트조차 열지 않은 벤처업체 테라빔 네트워크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그는 “정든 회사를 떠나는 것은 아쉽지만 전망 밝은 신생 업체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달 무선사업부문 기업 공개를 불과 몇 주일 앞두고 회사를 떠남으로써 5000만달러 이상의 스톡옵션을 받을 기회를 잃게 됐다. 그를 영입한 테라빔 네트워크는 4∼5%의 지분을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세가 23년간 몸담아 온 AT&T를 떠난 또 다른 이유는 인사불만. AT&T 무선그룹 CEO를 내심 노려왔으나 지난해 12월 존 지글리스에게 넘어가자 몹시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세를 영입한 테라빔 네트워크는 광섬유 대신 레이저빔을 통해 음성과 자료를 고속 전송하는 무선기술을 개발 중인 신생 기업으로 시애틀에 본사가 있다.

한국계 일본인 사업가 손정의(孫正義)씨의 소프트방크로부터 벤처자본을 유치하는 등 전망이 밝은 회사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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