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베를린 선언']南北정상회담까지 갈까

  • 입력 2000년 3월 9일 2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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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베를린선언’과 관련, 가장 큰 관심사는 이 선언으로 특사교환에 이어 남북정상회담까지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다.

이같은 관심은 그동안 정가 안팎에서 꾸준히 나돈 현 정부의 정상회담 추진설의 뒤끝에 이루어진 선언이라는 점 때문에 더 고조된다.

물론 이번 선언에는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언급이 없다. 그러나 특사교환의 의미가 사실상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간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뜻한다고 볼 수 있는 게 사실. 김대통령은 2월9일 일본 도쿄방송(TBS) ‘뉴스23’과의 회견에서 “남북문제를 풀어가려면 북한 김정일(金正日)노동당총비서와의 대화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었다.

이번 선언에 나타난 대북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대한 지원의사는 한편으로 남북간의 사전 정지작업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 김정일총비서가 지난해 현대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에게 신의주에 서해안공단을 조성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나, 1월 평안북도 현지지도 때 수출기지 건설을 지시한 것에 대한 한국측의 ‘준비된 화답(和答)’의 성격이라는 것.

이런 긍정적 분석에 기초해서 남북한이 정상회담이라는 고지를 향해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 북한 전문가들도 있다.

그러나 4월부터 시작되는 북-일 수교회담, 북-미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남북 당국자간 접촉에 얼마나 호응해올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미국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순조롭게 진행돼 북한이 그들이 필요로 하고 있는 식량과 경제적 지원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면 남북 당국간 접촉은 그만큼 늦춰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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