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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3월 8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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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제 유가가 배럴당 31달러선을 넘어설 때만 해도 유가는 곧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6일 배럴당 32달러선, 7일 34달러선이 잇따라 무너지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국제 유가 초강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해 4월부터 하루 산유량을 200만배럴씩 줄이면서 비롯됐다. 미국 석유 재고량은 23년만에 최저 수준이며 세계 전체로도 10년만에 가장 재고가 적다.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OPEC회원국 각료들이 모인다. 주요 석유 소비국인 미국은 OPEC에 대한 증산 압력에 앞장서고 있다. 빌 리처드슨 에너지장관에 이어 빌 클린턴대통령도 증산을 촉구했다. 그러나 6, 7일의 유가 폭등은 이번 OPEC회의에 기대할 것이 많지 않음을 보여준다. 회원국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베네수엘라 등은 증산에 적극적이다. 반면 이란 리비아 알제리 이라크는 조속한 증산을 반대한다. OPEC회의가 증산을 결의해도 그 증산폭은 하루 100만배럴로 예상된다. 현재 공급량이 소비량보다 하루 300만배럴 가까이 적기 때문에 유가가 곧 배럴당 35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많다.
미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가 7일 일제히 폭락한 것도 심상치 않다.
다우존스 공업평균주가는 전날보다 374.47포인트(3.6%)나 떨어진 9,796.03으로 마감돼 작년 2월25일이후 최저 수준이다. 다우존스지수는 6일에도 196.60포인트 떨어졌으므로 이틀간 하락폭은 571.07포인트(5.51%)나 된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는 2.5% 떨어진 1,355.62로, 나스닥지수는 1.1% 떨어진 4,847.80으로 마감됐다. 프록터 앤드 갬블(P&G)사의 수익 악화 전망과 국제 유가 폭등이 이날 주가를 끌어내렸다. 국제 유가는 당분간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태풍의 눈’이 돼버렸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