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하다 망했네"…美농산물社 환경규제로 위태

  • 입력 2000년 2월 21일 08시 08분


세계 최대의 유전자 조작 농산물 생산업체인 미국 몬산토사가 유전자 조작(GM) 물질에 대한 농민과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천 최신호(28일자)는 미 컨설팅사 샐로먼 스미스 바니의 분석결과 이 회사의 농업부문 투자수익률이 ‘제로(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몬산토사는 △콩 옥수수 등 작물의 GM 씨앗 개발과 판매 △병해충에 효과적인 농약 개발 등 제약사업 두가지를 주력 업종으로 삼고 있으나 특히 GM 씨앗 부문은 GM 농산물과 식품 등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면서 몰락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지난 해 12월 미국 프랑스 농민과 환경단체들은 “몬산토사가 유전자가 조작된 종자의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았고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며 미 워싱턴주 연방법원에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몬산토사는 지난 해 5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으로부터 GM 작물 관련 기술개발로 ‘과학기술상’을 받기도 했던 기업.

‘몬산토의 비운’은 1998년 한 영국 과학자가 GM 감자를 먹은 쥐가 발육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영국 등 유럽 소비자들이 GM 식품을 ‘프랑켄슈타인’ 제품으로 거부감을 나타내자 미국내에서도 GM을 응용한 물질에 대한 반발이 커졌다.

지난 달 미국에 이어 독일도 GM 옥수수 재배를 제한키로 했고 유아식 제조업체인 스위스 거버와 일본 기린사, 유럽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등은 GM 식품을 일절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해 미국 코넬대 등은 GM 옥수수의 꽃가루에서 나온 독성물질이 나비 유충을 죽이고 GM 옥수수 꽃가루가 재래 옥수수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것으로 밝혀냈다. GM 작물이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몰리게 된 것이다. 미 네브라스카주의 한 의원은 GM 작물로 피해를 당했을 경우 몬산토 등 GM 종자 제조회사가 책임지도록 하는 법률안도 내놓고 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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