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18일 총선, 의원 290명 선출…개혁파 약진 예상

  • 입력 2000년 2월 17일 19시 40분


4년 임기의 국회의원 290명을 선출하는 이란 총선이 18일 실시된다.

1979년 이란 혁명 이래 가장 많은 5824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총선에 대한 이란 국민의 관심은 과거 어떤 선거보다도 높아 유세 기간(10∼16일) 내내 전국이 뜨거운 선거 열기 속에 빠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을 주축으로 한 18개 정당 및 단체들로 구성된 개혁파 연합전선 ‘5월23일 운동’은 수도 테헤란 등 대도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러차례 여는 등 적극적인 유세전을 펼쳤다. 특히 15일 테헤란 시루디 농구장에서 5000여명의 유권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집회에서는 혁명 이후 처음으로 노래와 춤을 동원한 유세전이 펼쳐졌다.

개혁파 후보들은 예전 같으면 유권자들에 대한 모독으로 간주될 정도로 파격적인 선거 운동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 개혁파 후보는 이란의 인기 여배우 마하야 페트로시안의 사진이 뒷면에 실린 홍보물을 돌리기도 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를 떠받들고 있는 보수파의 12개 정당 및 단체들로 구성된 ‘호메이니의 추종자들’은 좌담회 형식의 소규모 모임을 열어 주로 개혁파를 비난했다. 보수파의 한 성직자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전 국장이 개혁파에게 돈뭉치를 전달했다”는 소문을 퍼뜨렸으며 일부 보수파 신문은 “개혁파 지지자들이 시루디 농구장 집회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난잡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개혁파는 하타미 대통령이 97년 대선 당시 69%의 압도적인 득표를 했다는 점을 들며 이번에도 전체 유권자의 65%가 넘는 청년층과 여성들의 지지에 힘입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윤기자> 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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