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女지사 씨름 시상 추진…日스모協 "전통위배" 반대

  • 입력 2000년 2월 9일 20시 01분


일본 첫 여성지사와 일본씨름 스모(相撲)계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일본스모협회가 ‘장외 씨름’을 하고 있다.

오사카(大阪)부의 오타 후사에(太田房江)신임지사는 8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매년 3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봄철 스모대회의 우승자에게 주는 오사카지사상을 직접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자 일본스모협회는 “지금까지 여성이 씨름판에 올라간 적이 없다”며 반발했다.

이번 공방의 뿌리는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 여성 최초의 관방장관 모리야마 마유미(森山眞弓)도 매년 1월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스모대회에 직접 나가 ‘총리상’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물론 이것도 거부됐다.

오타지사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났고 이미 2000년대에 들어섰다”며 “전통적 국기(國技)인 스모가 좀더 많은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자기 지역에서 열리는 스모대회에서 최초의 여성지사가 직접 상을 주는 것도 괜찮지 않겠느냐”며 의욕을 표시했다.

그러나 도키즈카제 가쓰오(時津風勝男)일본스모협회 이사장은 “전통문화는 지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스모협회의 변함없는 입장”이라며 “지사께 이해를 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공방에 대해 일본 사회는 아직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관심이 없다기 보다는 양쪽 모두 일리가 있다는 분위기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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