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극우연정 출범…美 대사소환 대응

  • 입력 2000년 2월 6일 19시 49분


오스트리아에서 극우 자유당과 보수계 인민당의 연립정부가 4일 공식 출범했다.

토마스 클레스틸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4일 정오(현지시간) 자유당과 인민당의 연정을 승인, 볼프강 쉬셀 인민당 당수를 새 총리에 임명하고 두 당 출신 각료 10명의 취임선서를 받았다고 외신이 전했다. 외르크 하이더 자유당 당수는 연정의 각료를 맡지 않았으며 수잔 리스 파서 자유당부당수가 부총리로 연정에 참여했다.

클레스틸 대통령은 이날 TV를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연정에 기회를 주고 연정이 출범한 뒤 판단해 줄 것을 오스트리아 국민을 비롯해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4일과 5일 수천명의 오스트리아 국민이 연정 반대 시위를 벌였고 미국과 EU등 국제사회는 구체적인 제재 조치에 들어갔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4일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처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주재 캐드린 홀 대사를 임시 소환했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오스트리아와의 접촉을 제한하고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EU 회원국인 영국 독일 스웨덴 포르투갈과 비(非) 회원국인 노르웨이 등은 오스트리아와 공식적인 외교 접촉을 중단한다고 4일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오스트리아 연정의 향후 조치를 지켜보겠다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쉬셀 총리는 5일 오스트리아 새 정부 출범을 비판한 유럽국가들의 행위는 부당한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히틀러가 부활할 조짐이 전혀 없는데도 일부 국가들이 이를 문제삼은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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