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부연방旗'싸고 흑백갈등 증폭

  • 입력 2000년 1월 18일 20시 23분


최근 미국에서 ‘남부연방기’ 사용을 둘러싸고 연일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등 흑백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미 ABC방송이 18일 보도했다.

남부연방기는 미 남북 전쟁 당시 노예 제도에 찬성했던 남부 11개주에서 사용했던 기.

문제는 남부 몇몇 주가 계속 이 기를 사용, 흑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 사우스 캐롤라이나주는 현재 주도(州都)인 컬럼비아의 주정부 청사에 이 기를 게양하고 있으며 조지아주의 주기에도 남부연방기의 엠블럼이 들어있다.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탄생 71주년이었던 17일 4만6000여명의 흑인은 컬럼비아에서 남부연방기의 철거를 요구하며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노예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불쾌한 깃발을 공공기관인 주정부 청사에 게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는 이미 1일부터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관광 거부 운동을 시작했으며 흑인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이끄는 ‘무지개연대’도 30일 슈퍼볼 경기를 앞두고 개최지인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방문하지 말라는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백인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지난주 컬럼비아에서 6000명의 백인들이 “남부연방기는 남북전쟁서 당시 소신에 따라 전투에 참가했다가 희생된 사람들이 남긴 유산”이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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