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사이버 정치 뜬다…공산黨도 웹사이트 개설

  • 입력 2000년 1월 10일 19시 48분


러시아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정치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총선과 올 3월 대선을 계기로 주요정당과 정치인들이 다투어 웹사이트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바람을 타고 정치전문 웹사이트와 인터넷신문의 조회가 급증하고 광고가 늘어나는 등 정치가 인터넷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의 인터넷 사용자는 250여만명. 전체 인구의 2%에 지나지 않지만 인터넷 사용자들이 여론을 주도하는 젊은 고학력층이어서 정치권은 이들에게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사회 단체들이 만든 사이트인 elections99.ru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총선거 당일에도 투표를 마친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출구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한편 선관위보다도 신속하게 개표결과를 전했다.

전통적으로 선거운동에 언론을 활용하지 않던 공산당마저도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공산당은 자체 웹사이트(glavsanab.com)의 com이 공산주의(communism)에서 따온 것이라고 설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을 이용해 인터넷에 상대 후보와 정당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을 올리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수와 유리 루슈코프 모스크바 시장 등 주요 정치지도자들의 가짜 홈페이지도 등장했다. 주가노프와 루슈코프는 가짜 홈페이지가 자신들에 대한 악성 소문을 퍼뜨리는 진원지가 되자 서둘러 진짜 홈페이지를 만들기도 했다. 루슈코프는 인터넷을 통해 부인의 이권 개입설과 미국인 기업가 살해 배후조종설이 퍼져 자신이 이끄는 조국-모든러시아가 총선에서 참패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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