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작년 연쇄폭탄테러 자작극說

  • 입력 2000년 1월 6일 19시 39분


러시아의 체첸 침공을 불러온 체첸 테러리스트들의 폭탄 테러가 사실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저지른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체첸군에 생포된 러시아 군사정보국(GRU) 요원 알렉세이 갈틴 중위가 러시아 정보기관의 폭탄테러설을 증언한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했다고 6일 보도했다. 갈틴은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 등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가 GRU와 협력 관계에 있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소행이라고 말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갈틴은 “내가 폭탄 테러에 가담하지는 않았으나 FSB가 모스크바와 볼고돈스크 다게스탄 등지에서의 폭탄 테러에 개입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체첸과 다게스탄 경계지대에서 지뢰매설 작전을 수행하던 중 체첸군에게 생포됐다. 체첸군은 터키 기자를 체첸 수도 그로즈니의 벙커로 불러 그가 실토하는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하게 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5일 “러시아의 테러설은 수세에 몰린 체첸군이 만들어낸 추악한 모략극”이라며 “GRU 요원 가운데 갈틴이라는 인물이 있었는지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갈틴이 폭탄 테러를 저지른 배후로 지목한 FSB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장을 지낸 정보기관. 갈틴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체첸 전쟁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푸틴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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