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Y2K비용 680조원…각국 비상경계 밤샘작업

  • 입력 1999년 12월 31일 19시 05분


지구촌은 Y2K(컴퓨터의 2000년 연도인식 오류)문제에 대한 우려 속에 새 천년을 맞았다.

각국 정부와 기업은 Y2K에 치밀하게 대비해 왔지만 만약의 긴급사태 발생 가능성을 의식해 지난해 12월31일부터 비상경계를 폈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Y2K 걱정으로 TV를 지켜보며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미국인과 일본인들은 전화회사의 홍보에 따라 1일 0∼1시에 전화수화기를 들지도 않았다.

각국 정부와 기업의 Y2K 관계자들은 특히 뉴질랜드를 주시했다. 산업국가로는 처음으로 새 천년을 맞은 뉴질랜드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보고 대비책을 재점검하기 위해서였다.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Y2K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지적돼 왔기 때문. 이들의 주변국가들도 Y2K의 여파가 국경을 넘어 자국으로까지 번질 것을 우려했다.

Y2K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국가와 기업은 물론 철저히 대비했다고 자신해온 국가와 기업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항공기 열차 승강기 등의 운항을 중단하고 은행 문을 닫았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해 12월31일 밤부터 모든 항공기의 운항이 중단됐다. 미국 프랑스 홍콩 페루 시리아의 항공사들은 일부 항공기의 운항을 취소했다.

이스라엘은 네게브 사막의 원자력발전소를 연초까지 폐쇄했다. 이란의 모든 병원은 지난해 12월31일 밤부터 수술을 일절 하지 않았다.

그러나 1일까지 Y2K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안심해서는 안된다.

미국 정보기술 연구회사 가트너 그룹은 “1월 첫 2주 동안 예상되는 Y2K 위험은 전체 Y2K 위험의 10%”라며 “Y2K는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Y2K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이 들인 비용은 3000억∼6000억달러(약 340조∼680조원)로 추정된다고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가 지난해 12월30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베트남전쟁에 지출한 비용은 5000억달러, 걸프전쟁에 쓴 돈은 400∼600억달러였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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