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란고원 소년 "평화만 온다면 어떤 고난도 감수" 편지

  • 입력 1999년 12월 15일 22시 49분


평화를 바라는 소년의 꿈은 언제쯤 이뤄질까.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총리는 골란고원 부근에 사는 한 소년의 편지를 간직한 채 시리아와의 평화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향했다고 미 일간지 유에스에이투데이가 14일 보도했다.

유리 로넨(15)은 이 편지에서 “총리와 시리아 대통령(하페즈 아사드)이 우리에게 제발 평화를 가져다 주기 바란다”고 썼다. 소년이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곳은 67년 이스라엘군이 골란고원을 점령하기 전까지 시리아국경에 가까웠던 ‘샤미르 기부츠’란 이름의 집단농장. 이곳 주민들은 골란고원이 시리아에 반환되면 다시 시리아와의 국경에 자리잡게 돼 겁을 먹고 있다. 그는 “어머니는 시리아군의 포격을 직접 받으면서 양쪽 나라 사람들의 증오를 생생히 체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골란고원 점령이후 태어난 신세대인 로넨은 “평화가 올 수만 있다면 지금 살고 있는 집단농장에 닥쳐오게 될 어려움도 감수하겠다”고 했다.

로넨은 끝으로 “나와 가족들은 평화를 위해 나설 용기가 있다”면서 “양국의 정치인도 그런 용기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바라크 이스라엘총리와 파루크 알―샤라 시리아 외무장관은 15일 평화협상을 시작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