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데이타통신 '황금알 市場' 잡아라

  • 입력 1999년 12월 12일 19시 47분


휴대전화 등 이동단말기를 통해 인터넷을 검색하고 각종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무선데이터통신시장을 장악하라.

마이크로소프트(MS) 에릭슨 노키아 AT&T 아메리카온라인(AOL)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정보통신업체들이 무선데이터통신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무선데이터통신은 무선음성통신에 이은 차세대 무선통신. 이제 기술개발이 한창 진행중이어서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

세계 최대 네트워킹 장비제조업체인 미국의 시스코시스템스는 이달초 무선통신장비업체인 에어로네트를 8억달러에 인수했다. 또 시스코는 이에 앞서 모토로라와 공동으로 독일 보쉬사의 무선통신부문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처럼 모토로라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시스코는 3일 모토로라의 최대 경쟁업체인 에릭슨, 노키아와 협력관계를 맺고 싶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친구의 적과도 손을 잡겠다는 것이기 때문.

신규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적과의 동침’은 새로운 게 아니다.

MS는 9일 통신장비제조업체인 스웨덴의 에릭슨과 공동으로 무선데이터통신 업체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에릭슨은 무선통신분야에서 MS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노키아 모토로라 등과 제휴해 ‘심비안 컨소시엄’을 추진했던 업체. MS와 손을 잡은 에릭슨은 이제 심비안 컨소시엄이 개발한 무선데이터통신 소프트웨어를 팽개치고 MS사의 프로그램을 채택할 예정이다.

MS는 얼마 전 한국통신프리텔에도 2억달러 가량을 투자하는 등 세계 각국 이동통신업체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MS는 이런 방법으로 무선데이터통신용 소프트웨어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얼마전 합병을 결정한 미국의 장거리통신업체 MCI월드콤과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는 무선데이터통신을 주력사업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스프린트는 9일 인테넷유통업체인 아마존콤과 제휴해 무선인터넷쇼핑서비스를 제공키로 합의했다.

또 보다폰에어터치 AOL AT&T GTE NTT도코모 등 미국 영국 일본의 주요 정보통신업체들도 최근 무선데이터통신 부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무선데이터통신에 대한 이같은 이상 열기는 컴퓨터업계에서도 마찬가지. 애플컴퓨터가 무선통신이 가능한 노트북컴퓨터 ‘i북’을 내놓자 세계 최대 컴퓨터업체인 델도 조만간 무선통신이 가능한 노트북컴퓨터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무선데이터통신에 정보통신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유선통신에 이어 조만간 무선음성통신도 한계에 부닥칠 것이란 전망 때문.

무선데이터통신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일본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NTT도코모가 2월 E메일 송수신이 가능한 서비스를 실시한 직후 한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가 동이 날 정도였다. 당초 연말까지 30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는 이보다 100만명이 많은 400만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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