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회장 '깜짝 사임'…취임 2년만에 옷벗어

  • 입력 1999년 12월 7일 19시 48분


6일 세계적 음료회사 코카 콜라의 더글러스 이베스터회장이 내년 4월에 사임하겠다고 발표, 주주들과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올해 52세로 정년인 56세까지 한참 남았는데다 회장에 취임한지 2년밖에 안됐기 때문이다.

그는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의문을 풀기에는 부족한 답변이었다.

회장의 사임 발표 여파로 뉴욕 월가에서 코카콜라의 주가는 이날 3.719 달러 하락한 64.601 달러에 거래됐다.

코카 콜라측은 5일 이베스터 회장의 요청으로 이사회 임시회의가 열려 “마지못해 그의 결정을 추인했다”고 밝혔다. 후임 회장에는 아시아와 중동담당 수석부사장인 더글러스 대프트가 지명됐다.

대프트 역시 이베스터회장이 추천했다고 회사측은 밝혔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여기서 사임배경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 있다. 이베스터는 그동안 회사의 2인자인 사장직을 공석으로 놔뒀다. 이사회에서는 대프트를 사장으로 임명하라고 요구해왔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자신의 권위를 다른 사람이 잠식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은 것.

이베스트회장의 재임기간은 113년 코카 콜라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였다.

일부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인종차별 피해보상소송을 제기했고 벨기에에서는 1700만 상자의 코카콜라를 회수해 파기해야 할 만큼 심각한 오염소동을 겪었다. 그래서 이베스터가 사장을 임명하라는 이사회의 압력을 더이상 견딜 수 없어 사임결정을 내렸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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