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誌 '중국부호'특집]50대 갑부 82% '자수성가형'

  • 입력 1999년 11월 28일 18시 11분


중국에 ‘자본주의형 재산가’가 대두하고 있다. 최고갑부 50명 가운데 41명이 권력 또는 가문과 아무 인연이 없는 인물이었다.

미국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브스는 최근호에 영국의 회계사이자 중국연구가인 루퍼트 후거워프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 부호 50명을 소개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2위 류융싱(劉永行·51) 시왕(希望)그룹 총재로 일가 재산은 8억달러. 82년 4형제가 돼지 메추라기 닭을 대량사육하기 시작했는데 때마침경제성장이시작되면서소비가 급증해 돈을 긁어 들였다. 막내동생 류융하오(劉永好·47)는 ‘신시왕그룹’총재이자 중국 민성은행부회장을 맡고 있다. 사업을 꿈꾸는 이들은 그를우상으로섬길정도이다.

중국 국가부주석을 지낸 룽이런(榮毅仁·83) 중국 국제투자신탁공사(CITIC)회장이 일가 재산 10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지만 그는 권력과 가문의 덕을 보았다. 부친 룽더성(榮德生)은 공산화 이전 중국 최고갑부 중 한 명이었으며 덩샤오핑(鄧小平)의 후광으로 CITIC회장에 취임해 재산을 늘렸다. 93년에는 공산당원이 아님에도 국가부주석에 올랐다.

TV제조회사인 하이톈(海天)국제그룹 루하이톈(陸海天·52)회장에 이어 4위를 차지한 리샤오화(李曉華·48) 화다(華達)그룹 회장도 화제의 인물이다. 만두 만드는 솜씨밖에 없던 중졸 학력의 그는 85년 대머리치료제 독점 판매권을 따내 목돈을 쥐자 홍콩에서 부동산 투기를 시작해 엄청난 돈을 벌었다. 개인 재산만 2억5000만달러.

5위는 ‘인간 승리’의 대명사인 우빙싱(吳炳興·62) 산둥(山東)공업회사 회장. 초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50세에 간암에 걸려 월급쟁이도 그만두게 됐으나 이후 암을 이기고 부활했다. 건강 음료회사를 차려 크게성공해일가재산은 6억달러.

사형수에서 최고 재벌로 변신했다가 요즘 사기꾼으로 몰린 머우치중(牟其中·59) 난더(南德)그룹 회장은 16위로 2억5000만달러. 머우회장은 대학생 시절 문화혁명을 비판하다 사형을 선고받고 4년간 복역했다. 출옥 후 무역업으로 크게 성공했으나 요즘 사기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빈털터리가 될 지경에 놓였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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