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룽지총리, 말聯 방문…'총선용' 구설수 휘말려

  • 입력 1999년 11월 23일 19시 57분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중국의 주룽지(朱鎔基) 총리가 말레이시아 내 정치논쟁에 휘말려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홍콩의 태양보는 주총리가 말레이시아 총선과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22일 나흘간의 일정으로 말레이시아를 방문한데 대해 야당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23일 전했다.

야당인 민주행동당(DPA)의 린 키트샨 당수는 “정부여당은 29일 총선과 지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중국계 표를 얻기 위해 주총리의 방문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총리 방문의 정략적 성격을 비난했다. 주총리는 이번 방문이 오래전에 계획됐으며 말레이시아로부터 16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실적을 강조하면서 '정치적 의도'와 무관함을 강조하고 있다. 주총리는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내달 4일까지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 4개국을 순방한다.

말레이시아에는 ‘화런(華人)’으로 불리는 중국계 주민 630만명(총 인구의 31.5%)이 살고 있다.

한편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총리가 이끄는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 등 14개 정당으로 구성된 집권 연정인 국민전선(BN)은 경제회복에 힘입어 압승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야당은 구속된 아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에 대한 젊은 유권자들의 동정표에도 불구하고 대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에 달하는 화교 유권자들의 투표성향과 관련해 관측통들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 현 정권 지지쪽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하원 193석과 11개 주(州)의회 394석의 주인공을 뽑는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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