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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17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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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부 경제학자들은 인플레 조짐이 보이지 않으므로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FRB는 금리를 인상하면서 “노동시장이 경직돼 인플레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실업률은 10월말 현재 30년 만의 최저수준인 4.1%. 실업률이 낮아지는 것은 일자리를 찾는 노동자보다 노동자를 찾는 기업이 늘고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기업은 노동자를 확보하기 위해 임금을 올릴 수밖에 없고 이는 물가상승으로 연결되리라는 것이 FRB의 우려다. 그렇게 보면 내년에도 노동시장 경직성 정도가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으로 작용할 것같다.
노동시장 경직과 함께 과열조짐을 보이는 경제성장률도 인플레 우려를 더해주는 요인이다. 3·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8%(연율 기준)로 2·4분기보다 무려 1.9%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FRB가 적정 성장률로 보는 연 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같은 과열 조짐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저(低)물가―고(高)성장’을 계속 구가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0.1% 떨어졌고 노동비용은 0.6% 증가에 그쳤다.
이에 비해 노동생산성은 무려 4.2%나 증가했다. 이런 지표를 감안하면 미국 기업들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제품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생산성 향상으로 임금인상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저물가―고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