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 13년갈등 마감]'정치-경제분리'새질서 택했다

  • 입력 1999년 11월 15일 23시 20분


중국의 일반관세무역협정(GATT) 복귀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미국은 13년간이나 반대했다. 주된 이유는 중국이 경제력에 걸맞지 않게 개발도상국 지위로 특혜관세 등을 인정받으면서 가입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경제적 이유였다. 그러나 정치적 요인도 협상의 장애로 잇따라 작용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MFN) 부여 여부를 중국 인권문제 등과 연계해 매년 갱신해온 것도 비슷하다.

◆인권등 숱한 충돌

89년 6월 톈안(天安)문 사태는 중국의 GATT 복귀협상을 5개월 이상 중단시켰다. 95년 6월 리덩후이(李登輝)대만총통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96년 3월 중국―대만간 갈등이 고조됐을 때는 중국의 WTO 가입에 관한 미중(美中)협상이 중단됐다.

올해 4월 중국 주룽지(朱鎔基)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협상은 사실상 타결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으로 협상은 또 난관에 부딪혔다.

◆전략적 동반 관계로

15일 중국의 WTO 가입협상이 마무리된 것은 미중관계에서 정치는 정치, 경제는 경제라는 새로운 질서가 형성됐다는 뜻도 된다. 경제외적 요인 때문에 ‘경제적 장벽’을 쌓아둘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에 미국은 수출 1위, 수입 2위국이다. 미국에 중국은 수출 9위, 수입 7위국(98년 기준)이다. 교역상대국으로서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

이번 협상타결은 지난해 6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선언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경제측면에서 확인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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