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美재무, 美 新고립주의 경향 강력비판

  • 입력 1999년 10월 29일 20시 09분


로렌스 서머스 미국 재무장관은 28일 미국의 ‘신(新)고립주의’ 경향을 강력히 비판하고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도 부족과 외국에 대한 경제제재 남발로 미국의 지도력이 심각히 훼손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의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연설한 서머스는 “93년 이후 미국은 모두 60여 차례나 일방적 경제제재 조치를 취했다”며 “이는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잠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는 또 미국이 유엔분담금을 내지 않아 유엔총회 투표권을 박탈당할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유엔분담금 16억달러를 체납하고 있으며 그 중 최소한 5억5000만달러를 연내에 내지 않으면 투표권을 잃게 된다.

서머스는 미 의회가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행정부 때보다 평균 35% 줄어든 연간 126억달러의 대외원조액을 책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상원의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비준거부도 외부세계의 대미 불신을 고조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직전 미국이 고립주의를 택한 결과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 닥쳤다”며 “미국이 세계로부터 발을 뺄수록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9년에 걸친 미국의 호황도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문제에 적극 개입한 덕분이라고 상기시켰다.

최근 미국에서는 대외부담을 늘려가면서 국제사회 지도자 역할을 떠안을 필요가 없다는 정서가 고조되고 있으며 △유엔분담금 납부거부 △미국의 이익만을 위한 대외 경제제재 △CTBT비준거부 등도 그런 신고립주의 정서를 반영하는 것으로 지적돼왔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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