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와히드 과제]메가와티 세력 시위 예상 「험난」

  • 입력 1999년 10월 20일 19시 33분


이슬람 지도자 압둘라만 와히드는 국민협의회(MPR)내 이슬람정당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국민의 90%가 이슬람신자인 인도네시아에서 와히드는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그의 정치적 앞날은 험난하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정국 안정. 최근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50% 이상의 지지를 받았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가 패배함에 따라 격렬한 시위가 예상되기 때문. 와히드는 54년만의 평화적 정권교체란 역사적 위업을 이루기는 했지만 ‘MPR의 선택’일 뿐 ‘국민의 선택’은 아니다.

메가와티 지지자들은 “메가와티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면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6월 실시된 총선에서 와히드가 이끈 국민각성당(PKB)이 제4당에 그친 사실도 와히드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와히드는 개혁 추진에 있어서는 메가와티만큼 적극적이지 않다. 따라서 과거청산에 목말라하는 국민 열망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와히드는 수하르토 전대통령의 맏딸인 시티 하르디얀티와도 절친하다. 이런 사정도 있어 그는 수하르토 일가의 비리는 추궁하되 전직대통령으로서의 업적과 권위는 존중해야 한다는 중도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가 지나치게 신중하다보니 결단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한다.

경제회복 등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눈앞에 산적해 있지만 와히드는 그동안 뚜렷한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국정운영능력도 검증되지 않아 불안한 출발을 하는 셈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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