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할복자살 日 극우소설가 미시마 다시 화제

  • 입력 1999년 10월 19일 20시 09분


70년 11월 일본 도쿄(東京)의 자위대 동부방면 총감부를 점거한 뒤 ‘천황의 군대로서 자위대는 궐기하라’는 말을 남기고 할복 자살했던 일본의 극우파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사진)가 최근 항간의 화제가 됐다.

도쿄지법이 18일 미시마의 동성애 내용이 담긴 미공개 편지 등을 무단 전재한 월간지 문예춘추와 작가 후쿠시마 지로(福島次郞)에게 서적 출판을 중지하고 유족에게 500만엔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미시마의 장녀 도미타 노리코(富田紀子·40) 등 유가족은 후쿠시마가 문예춘추를 통해 발표한 실명소설 ‘미시마 유키오―검(劍)과 한홍(寒紅)’에서 미시마의 편지를 공개한 것은 저작권 침해라며 지난해 4월 소송을 제기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편지는 미시마의 독특한 사상 및 감정이 표현돼 있어 창착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편지를 ‘저작물’로 인정한 판결은 처음이다.

문예춘추는 “편지에 미시마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도 아니고 악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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