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농산물 따로 재배" 美 곡물회사 농가에 통보

  • 입력 1999년 9월 3일 18시 29분


미국 굴지의 농산물가공수출회사인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가 최근 계약재배 농가에 유전자변형(GM) 종자와 기존 곡물종자를 분리해 경작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2일 밝혀졌다.

이는 GM 농작물의 잠재적인 위해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곡물파동 우려

이에 따라 미 농가가 병충해에 강하고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많은 GM 종자 대신 기존 종자를 심을 경우 수확량 감소로 재배단가가 높아져 국제적인 곡가 파동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는 옥수수의 경우 국제거래가격이 10%정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ADM사는 계약재배 농가에 보낸 서한에서 “일부 소비자들이 GM여부를 가려 곡물을 구입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GM여부를 식별할 수 있도록 농민들이 종자를 분리, 경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매입 배제 사전포석

이는 앞으로 농작물 구매시 GM 곡물을 배제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ADM사는 연간 200억달러의 외형을 기록하면서 매일 1억3000만명분의 식량을 공급하고 있는 초대형 농산물가공수출회사다.

미 전국 옥수수재배 농민협회의 린 젠슨 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세계의 슈퍼마켓’으로 불리는 ADM사의 이같은 결정은 수확을 앞두고 있는 농민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면서 “농민들은 ADM사가 앞으로 GM 곡물을 구입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ADM사의 이번 조치는 최근 어린이 이유식 제품으로 유명한 거버사와 일본의 기린 맥주가 GM 곡물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등 관련업계에서 잇따라 GM 곡물 배제방침을 밝히고 있는 것과 관계깊은 것으로 보인다.

★유럽등 규제에 자극

최근 유럽국가들이 GM 곡물인지 여부를 관련제품에 표시하도록의무화한데도 큰 자극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3년 전 미국에서 공식으로 도입된 GM 종자에 의한 재배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 재배되고 있는 옥수수의 35%, 콩의 55%가 GM 종자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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