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돕기]"떳떳한 세계시민 되자" 온정 밀물

  • 입력 1999년 8월 30일 23시 00분


터키돕기운동이 각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인과 기업체 학교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일일찻집’을 열어 성금으로 내놓는 등 “이번이야말로 우리가 세계시민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때”라며 지원의 손길을 아끼지 않고 있다. 30일 오전까지 터키대사관에는 국내외의 독지가 3900여명으로부터 모두 3억원의 성금이 모아졌고 대사관측은 이 중 2억7000여만원을 환전(22만5000달러)해 본국에 송금했다.

○…정몽준(鄭夢準)국제축구연맹(FIFA)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일보사를 방문, 김병관(金炳琯)회장에게 터키 돕기에 써달라며 2만5000달러를 전달했다.

정몽준 FIFA부회장이 이날 기탁한 성금은 FIFA가 집행위원들에게 지급하는 연간 활동비중 상반기분 전액으로 정부회장은 “국제사회의 아픔을 함께 하려는 동아일보의 깊은 뜻을 알고 작은 정성을 보태게 됐다”고 말했다.

○…30일 1만달러의 성금을 동아일보사에 보내온 한국야쿠르트는 6·25 당시 터키군과 함께 전쟁에 참가한 이 회사 이은선(李銀鮮·68)사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터키돕기에 동참하자고 직접 호소해 모금.

51년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서부전선 1사단에서 중위로 복무했던 이사장은 “당시 미군 다음으로 많은 병사를 파견한 터키군의 전투모습을 직접 지켜볼 수 있었다”며 “터키군은 어느 나라 군대보다 용맹한 것으로 한국군 사이에 소문이 나 있었다”고 회고.

이사장은 특히 “터키군 희생자가 많으리라고는 짐작했지만 900명 가까이 희생된 것은 동아일보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며 “터키군의 숭고한 희생에 보답한다는 뜻에서 다른 기업도 많이 동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점 2주년을 맞은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개점기념 행사기간 동안 식품매장내 음식점의 매출액 가운데 5%를 터키 돕기에 기증하기로 결정.

이번 행사는 27일부터 10일간 진행될 예정인데 백화점측은 행사내용을 알리는 전단 70여만부를 돌린 뒤 식품코너마다 ‘식사를 하시면 터키국민을 도울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내걸어 손님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식품팀 박봉은(朴捧垠)대리는 “애초 불우이웃돕기행사 계획을 수정해 터키돕기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며 “고객들로부터 예상외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무주군(군수 김세웅·金世雄)도 동아일보의 터키돕기운동에 동참. 무주군은 30일 간부회의에서 군보건소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재난관리담당직원 등으로 자원봉사팀을 구성해 주한터키대사관과의 협의를 거쳐 9월초 지진피해가 심한 지역에 파견하기로 했다. 무주군은 의약품과 담요, 텐트 등 구호품도 함께 보낼 계획이며 소속 공무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터키돕기 모금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영화배우 진도희(29)와 영화제작자 한지일(52)은 터키돕기 모금운동을 벌여 모은 성금 87만5000원을 30일 본사에 전달.

이들은 29일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부산 해운대에서 ‘터키를 돕기 위한 일일찻집’을 열어 성금을 모았다.

〈박윤철·김호성·김희경기자 전주〓김광오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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